(445) 6·2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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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25」가 벌써 열아홉해 전이다.
돌이켜 보면 그때 우리 사회는 여러 분야에서 지도자의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 너무도 결점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것 같다. 어떤 결점이냐 하면, 편히 쉬고, 흥겹게 놀고, 돈이나 흥청망청 쓰고, 권세를 잡고서 뽑내나 보고, 이익을 남에게 뺏길까 다투기나 하고, 서로 헐뜯고 싸우기나 하는…그런 따위 결점이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총명한 슬기가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앞일을 내다보는 그들의 눈도 어두워 버렸던 것이다. 그리하여 수없이 많은 군·민을 희생시키고서도 불과 3일만에 서울을 괴뢰들한테 빼앗기지 아니했던가. 지금 생각해도 분하고 한심하다.
그런데 이렇게 6·25의 참변을 당하고서도 서울환도 후부터 다시 안일과 방종과 사치와 사욕의 어지러운 부도가 사회 각층에 번져 가더니, 작년에 1·21사태가 일어났고…울진·삼척에 공비사건이 생겼고…최근엔 북평에 무장 간첩사건이 생겼다.
사태가 이런 데도 사회 일부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관해서 별로 걱정하지 않고 여전히 거들먹 거리기만 한다.
정말 이래서는 안된다. 입으로만 방첩·숭공사상 앙양을 높이 외운대서야 「승공」이 될리 만무하다. 승공의 신념과 이론을 국민이 몸에 지니고서 단합하지 않고서는 승공이 안된다.
그러자면 국민의 승공신념과 단합을 가져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즉, 사회의 모든 분야에있는 지도자들의 자기의 생활과 몸가짐 마음가짐을 승공자세로 가다듬어 뭇사람들에게 모범을 보여야하고, 그리고서 국민 서로가 단합하는것을 방해하는 요인이 어떤것들인가, 그것들을 가려내 가지고서 그 가로걸치는 것들을 모조리 없애버리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젊은 장병들의 가슴을 열어주고 기운을 뽐낼수있는 기회를만들어 주는것도 필요한일이다. 제2의 6·25가 없도록 국민정신이 무장되자면 먼저 필요한 일이「단합을 방해하는 요인의 제거」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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