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투표 불참 … 여당에도 숨은 반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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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의 압도적 찬성률을 보였지만 숨은 반대도 있었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07년)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등 자료 제출 요구안’ 표결 얘기다. 안건은 재석의원 276명 중 찬성 257명, 반대 17명, 기권 2명으로 가결했다. 하지만 여야 지도부의 결정을 의원들이 무조건 따르라(강제적 당론 투표)고 요구한 상황에서 아예 투표장에 들어가지 않는 ‘투표 불참’ 방식으로 반대 의사를 표현한 의원이 여럿 있다.

 새누리당에선 이인제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의원은 3일 “대통령기록물을 당대에 공개하는 나라가 어디 있나. 이를테면 역사로 보존하기 위해 기록된 세종실록을 당대에 까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며 “표결 때 잠시 본회의장 바깥에 나가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신성범 의원은 “NLL(북방한계선) 논란은 확장하기보다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고, 김영우 의원도 “신 의원과 표결 때 같이 나와 있었다. 4년째 외교통일위 소속인데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외교적으로)맞지 않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3일 공개적으로 반성문을 내고 정상회담록 공개가 적절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여야를 떠나 외통위원들이라도 반대표를 던졌어야 했다”며 “ 여야가 좋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강인식·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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