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차관 병원서 조사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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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 중인 김학의(56) 전 법무부 차관을 방문조사했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맹장수술 등을 이유로 지난 5월 19일부터 이 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는 윤중천(52) 전 중천산업개발 회장으로부터 성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그간 김 전 차관에게 세 차례에 걸쳐 소환 통보를 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병원 치료를 이유로 소환에 불응했다. 경찰이 지난달 18일 김 전 차관에 대해 신청한 체포영장도 기각됐다. 이에 경찰은 김 전 차관 측과 협의를 거쳐 이날 병원을 방문해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김 전 차관이 조사를 받은 것은 경찰이 성접대 관련 수사에 착수한 지 105일 만이다.

 김 전 차관에 대한 병원 방문 조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총 6시간 동안 진행됐다. 경찰은 김 전 차관이 윤 전 회장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았는지, 성접대의 대가로 사건 해결 등 각종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특히 경찰은 김 전 차관이 마약 성분이 있는 최음제를 복용한 여성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있는지를 해당 여성들의 진술을 토대로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구체적인 혐의 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진술을 거부했다고 한다.

 경찰은 김 전 차관을 조사함에 따라 법리 검토를 거쳐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를 결정하고 조만간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들의 진술이 일관되고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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