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첫 등판 박찬호 '트윈스를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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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후반기 첫 등판부터 힘든 상대를 만났다. 12일(이하 한국시간) 원정경기의 상대팀은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네소타 트윈스, 투수는 올시즌 에이스 몫을 해주고 있는 에릭 밀튼이다.

트윈스와는 이미 지난 5월29일 3과3분의 1이닝동안 6실점하며 망신을 톡톡히 당한 바 있기에 첫 등판이 조심스럽다.

후반기 첫 등판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비난의 표적이 된 전반기 3승 4패 방어율 8.01을 만회할 호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찬호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올스타전이 열린 밀러파크에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 자격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또 한 번의 메가톤급 거래를 위한 사전포석으로 여겼으나 결국 성적부진으로 인해 물러설 곳이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또한 트윈스전은 왼손타자에 대한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월 29일경기에서 트윈스는 5명의 왼손타자와 3명의 양손타자를 내세워 박찬호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상대선발이 에이스급의 밀튼이지만 전망은 나쁘지 않다. 방어율 5점대가 말해주듯 이닝수 보다 많은 안타를 허용하고(이닝-115와3분의 2·피안타-122) 볼 넷(21개)은 상당히 적다. 적극적인 투구를 보이는 투수를 맞아 텍사스 레인저스 타선이 제몫만 해준다면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원정경기라는 것은 그다지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 더욱이 메트로 돔이라는 것은 더더욱 힘든 등판이 예상된다.

지난 1982년 4월 3일 개장한 메트로돔은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다. 크기는 왼쪽 길이 105m, 중앙 길이 124m, 오른쪽 길이 100m, 펜스 높이 2.1m에서 7m정도지만 많은 홈런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관중들의 함성이 천둥치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해서 일명 '썬더돔'으로도 불리는 메트로돔은 원정팀 선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구장중 하나다. 박찬호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장애물인 셈이다.

어려운 승부가 예상되지만 트윈스와의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뤄낸다면 왼손타자에 대한 문제와 그간의 비난을 잠재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는 셈이다.

후반기 반전의 열쇠는 첫 등판에 달려있다.

Joins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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