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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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사람이 1년의 공을 들여 농사를 하면 곡식을 얻어낼수 있고, 10년의 공을 돌여 수목을 가꾸면 과실을 얻어낼수 있으며, 일년의 공을 들인다면 인재를 얻어낼수 있다고 한다. 1년의 공으로 얻어진 곡식은 1년동안 먹으면 없어 지고, 10년의 공으로 얻어지는 과실은 10년먹으면 없어진다. 그러나 백년의 노력으로 얻어지는 인재는 그자체가 원동적 생산성을 갖고있기때문에 우리가 훌륭한 인재로부터얻어 낼수있는수확은 영구토록 무궁무진 할수도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재는 하루아침에 우연히 얻어지는것은 아니다. 교육이 백년대계를 요구하게 되는 것도 바로 그때문일 것이다.
사실 오늘날에 있어서 번영을 누리고 있는 모든 사회는 다른 모든 면에 있어서도 그렇거니와 특히 인재를 길러내는 사업에 있어서도 고도의 기업정신을 발휘하고 있으며 그목적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소득을 거둬 들이고 있다. 그들은 일찌기 물질적 번영의 기본이 비물질적인 교육에 있다는것을 깨달았다. 미국이 매년 배출시키고있는 대학졸업생수는 구공시장전회원국이 배출시키는 대학졸업생수의 4배가 넘고있다. 더우기 놀라운 일은 대학취학 연령층의 근반수는 오늘날 고등교육을 받고있다는 사실이다.다시 말해서 대학취학연령에 해당하는 인구층에서는 두사람중의 한사람은 고등교육을 받고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으로만도 미국이 인간투자를 얼마나 많이 하고 있는가를 알수 있다.
이러한 투자는 수입증대와도 직결된다. 1965년도의 GMC회사의 총수입은 약20억불이었다고한다. 이수입은 「유럽」과 일본의 모든 자동차공업의 총수입에 해당되었다고한다. 여기서 놀라운일은 GMC회사가 다른 모든 나라의 10분의1의 노동력으로 그러한수입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바꾸어말하면 자동차공업의 경우 미국인은 「유럽」인이나 일본사람의 10배나 되는 생산성을갖고있는 셈이 된다. 기업으로서의 인간투자는 이제 각광을 받게된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학원의 기업화라는 말이 생겨나고 있으며, 이 말은 결코 좋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인문투자에서 얻어내는 결실은 무궁무진한 생산성을 가져오는 인재인 것이며, 교육의 잉여가치에서 얻어내는 물질적 소득은 아니다. 이런점으로 볼때 우리의 기업으로서의 교육사업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을 것이다. 우리국민에게는 세계의 어느 국민에게도 못지않는 교육열이 있다. 그리고 자녀의 교육목적을 위해 우리국민만큼 출혈적인 지출을 서슴지 않고있는 국민도 없을 것이다. 즉 인간투자에 필요한 모든 조건은 갖추어지고있다. 여기에 다만 백년지 대계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김형국<서울대 문리대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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