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200명의 '한국인 태권 아버지'

미주중앙

입력

22일 스카스데일의 `강 태권도·합기도` 도장에서 열린 `아인슈타인 메디컬스쿨 태권도 클럽` 창립 35주년 기념행사에서 강익조 관장(왼쪽 세 번째부터)이 제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손세주 뉴욕총영사, 로널드 디피노 엠디앤더슨 암센터 소장 등과 손을 잡고 있다.

강익조 '강 태권도·합기도' 관장에게 22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35년 전 그가 브롱스에 있는 아인슈타인 메디컬스쿨에 마련한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웠던 타민족 의대생 50여 명이 스승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뉴욕 스카스데일의 강 관장의 도장에 모였기 때문.

전 뉴욕한인회장(17·18대)과 미주한인총연합회장 등을 역임한 강 관장은 지난 1978년 대학의 신입생 로널드 디피노의 도움으로 명문 의대인 아인슈타인 메디컬스쿨의 의대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강 관장은 "그간 학교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운 의대생만 12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고교 때 강 관장을 만난 후 태권도의 매력에 심취, 결국 의대에서 도장을 개설할 수 있게 학장까지 설득한 디피노는 35년이 지난 지금 세계 최고 명성의 엠디 앤더슨 암센터 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디피노 소장은 이날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성과 태도를 가르쳐 준 강 관장은 아버지와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디피노 소장 외에도 캘리포니아·조지아·메릴랜드 등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 50여 명도 함께 했다.

하버드대 메디컬스쿨에서 일하고 있는 크리스 깁슨 박사는 "현재는 일이 너무 바빠 하지 못하고 있지만, 7년 전까지는 의대생들에게 강 관장에게서 배운 태권도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강 관장은 "10년 전에 25주년 행사를 했었는데, 또 다시 제자들이 잊지 않고 찾아와 너무나 고맙다"며 "사람을 살리는 의사에게 건강한 신체와 바른 정신이 중요하다고 여겨 태권도를 가르쳤다. 이들이 전국에서 명성 높은 의사들로 성장해 뿌듯하다"고 감격해 했다.

이어 "현재 아인슈타인 메디컬스쿨 도장은 타민족 수제자들이 운영하고 있다"며 "이들은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나에게 찾아와 직접 가르침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올해 73세인 강 관장은 현재도 스카스데일과 커네티컷주에서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15년 후 의대 도장이 50주년이 되는 때까지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해 제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서한서 기자
h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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