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특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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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사학특감때 정원외 대학생1명은 뽑는데 30만원내지1백만원을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1천만원 받은학교도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사학재단 자산이 7백12억원이라고 한다. 내가 몸담은 학교는 올해 예산이 통틀어 75만원이다. 개교이래 16년동안 전례없는 최대 예산이다. 이 예산 속에서 학생2백여명을 수용하고 교직원 5명의 월급을준다. 이제까지 졸업생이 3백여명, 고등학교입학자격고시를 거쳐 고등학교에 입학 시킨학생이 87명이다. 계절이 오면 과외 수업이며「프린트」로 바쁘다. 여름방학이면 계몽운동을, 겨울방학이면 사랑방을 쫓아다닌다. 산부처네, 바보네하고 비웃는 사담도 있지만 자기딴엔 긍지가 있기에 살아간다.
마천루를 세워놓고 돈뭉치를 낚는학교와 항상 학부형의 호주머니를 염려하는 시골구석에 묻힌 보잘것없는 학교, 그래도 세상에서는 이른바 우골탑을세운 사람들을 교육자나 애국자라하며 부러워한다. 정부에서는 그분들에게 특혜를 주지만 가난한 우리에게는 16년간 분필 한토막 주어본일이 없다.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불우한 학생을 수용하는 곳이 고등공민학교라고 입으론 뗘들면서 왜면한다. 의욕과 성의와 눈물과 땀으로 세워진 가난한 두메 사람들의 보금자리이건만….
예산 75만원이면 흡족하다. 학생이 자꾸 늘어나니책상도 몇십개 더 짜고 공도몇개 더 사야겠다. 부끄러울것 없고 부러울 것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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