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담배값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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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적자를 내는 경영은 무능한 경영이다. 그리고 직접 이윤을 초과해서 엄청나게 벌어들이는 경영 역시 긴 안목으로 볼 때 무능한 경영이라고 듣고 있다.
이번에 정부에서 담배값을 인상한 이유는 소위 적정이윤을 초과해서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의 세입을 올려서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전매사업도 기업인데 너무 벌어들이는 것은 적자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잘 하는 일 같지는 않다.
특히 인상하는 방법이 앞으로 불쾌하다. 오늘 조간을 보니까 전격적으로 인상을 결정했다고 한다. 왜 국민을 상대로 전격적인 수법을 우리 행정부는 즐겨 쓰는지 모르겠다.
부작용을 최소한도로 막자는데 그 고층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쩐지 정부는 국민을 불신하고 국민은 정부를 불신하기 때문에 소위 전격적 수법이 사용되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서글프다.
나는 지금 담배를 끊고 있다. 그래서 내 생활에는 큰 파격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부의 정잭결점이 정부와 국민사이의 갖가지, 의견을 들어 누가 생각해도 적절한 선에서 결정되는 미풍이 우리사회에서 언제쯤이면 이룩될까 생각하니 어쩐지 자꾸 우울해 진다. 그러나 이번 담배값이 오름으로써 답배를 끊는 사람들이 다소라도 생기면 그것은 의외의 좋은 성과가 아닌가 기대해 보고 싶다. 이런 기대 외에 무엇을 바라겠는가 【이재학<전 국회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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