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 쌀 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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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농민, 소비자, 정부, 이들 3자간의 여러가지 사정을 감안하여 금년산 추곡 80킬로그램들이 한가마를 4천2백원에 정부에서 사들이기로 결정, 11일의 국무회의때 상정키로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일이었지만 추곡의 정부 수매가격을 놓고 정부측은「패리티」가격이다, 생산비가격이 다하여 쌀값의 적정가격임을 주장하였고, 농민들은 타산이 맞지않는 쌀값이라고 하여 갑론을박 말도 많았다.
그러나 쌀값의 적정여부를 뒷받침하는「패리티」나 생산비를 계산할줄 도무지 모르는 농민에게 지금까지의 추곡수매가격이 적정한 가격이었다고 주장하여도 농민들만이 피부로 느끼고 있었던 값에 미치지 못하였음은 사실이었다. 보리 한말값이, 쌀한되값이, 냉「코피」한잔값과 같다면 농민이 피부로 느끼고 있었던 값이야말로 보리 한말과 냉「코피」한잔값이라 하겠다.
다행히 금년산 추곡의 정부수매가격이 가마당 4천2백원에 결정된다면 작년도 수매가격보다 17%나 더높인 것이다. 이는 해방이후 이제까지 계속된 저곡가였음을 정부가 시인하고 농가소득을 높이기위한 가격이 4천2백원선이라고 한다면 이수매가격이야 말로 우리나라농민에게 길이 기억해야할 값이라고 하겠다.
해방이후 중농정책을 내걸지 않았던 때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있다. 그러나 옹기종기 모여있는 저 농촌의 초가집은 마냥 변하지 않았으니 지금까지의 중농정책은 말뿐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몇년전부터 정부에서는 눈길을 농촌에 돌려 농공병진정책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농공병진정책이 그 실효를 거두려면 농공간에 벌어진 소득격차를 하루속히 좁혀야할줄안다.
또한 소득격차를 좁히는 길은 농산물 값을 공산물값과 같게하거나 공산물값보다 더높여야할것이다. 농산물 중에서도 그 대중을 차지하는 미맥의 값을 농민들이 피부로 느껴서도 이해가 가는 값껴지 올려야할것이다.
나는 올해의 정부쌀 수매가격의 상향조작이 우리나라 농업정책에 일대 전환점이 되는 값이 되어 농민들도「격양가」를 부르며 즐거이 농사지어 잘사는 농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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