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내년 지방선거도 무공천 원칙 … 야당과 협의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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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을 배출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새 정부 100일의 성적표를 “B학점 정도”라고 평가했다.

 3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다. 그는 “한·미 외교 등 외교·안보 분야를 안정감 있게 하면서 선린(善隣)관계를 연 점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인사 문제 등 현안에 대해선 미흡한 점이 많았다”며 B학점을 매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다만 “박 대통령은 지구력을 바탕으로 안정감 있게 살피며 세세한 것까지 놓치지 않기 때문에 지지율은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달 15일로 당 대표 취임 1주년을 맞은 황 대표는 무난하게 당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대선 이후 집권 여당의 역할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에 황 대표는 “대표 1년차는 오로지 대선 승리로 국민의 신뢰를 다시 받는 것이 목표였지만 2년차에는 대통령과 당의 위치, 위상이 정립되는 때”라며 변화를 암시했다.

 당장 집권 2기 당·청 관계에 대해 “박 대통령이 관료와 전문가들에게 둘러싸여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기회가 적어지는 상황에서 당의 소임이 생긴다”고 말해 집권 여당 대표로서 민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뜻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가장 시급한 사안이 윤창중 사태에서 두드러진 인사 문제다. 황 대표는 “조선시대에도 임금들이 인사에 전력을 다했고, 지금도 인사가 제일 중요하다”며 “(박근혜정부는) 의외로 인사 시스템이 체계화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적으로 충분한 인재풀(pool)을 갖고 사전점검해 최고통치권자가 어떤 분이 있는지를 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당에서도 인재영입위원장을 잘 모시고 전국을 돌며 인재를 모으는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지금부터 인적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얘기다.

 한편 지방선거와 관련해선 정당 공천제 폐지 여부를 놓고 당내 이견이 예상된다. 황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광역 차원에서는 (정당 공천이) 문제가 없지만 기초 단위는 (무공천)이 대선 공약이기 때문에 4월 재·보선처럼 일관된 입장으로 야당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이 “내년 (6월) 선거에서는 (무공천이) 힘들 것 같다”고 한 것과 차이가 있다.

 관심을 모으는 ‘안철수 신당’ 가능성에 대해선 “양당(새누리당·민주당)에 달려 있다”고 표현했다. 황 대표는 “그때그때 입장을 바꾸는 제3당이 나타나면 국정 안정감이 떨어지고, 당당히 대선을 치르면서 형성된 국민의 멋진 양당 경쟁체제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국회선진화법을 잘 다듬어 양당이 잘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면 구태여 3당 체제로 넘어가진 않을 것이고, 6월 국회가 그 분기점”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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