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職 500명 넘다니…" 산하단체 방만함에 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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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정부조직개편 연구를 맡은 대통령직 인수위의 한 인사는 7일 정부 산하단체 공기업 인사 현황을 접하고는 깜짝 놀랐다.

이 인사는 "대통령이 임명장을 주는 단체장.공기업 사장 자리만 줄잡아 5백~6백개나 되더라"며 "이들 단체의 임원이나, 정부 출자.투자기관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사실상 임명권을 행사하는 외곽 산하기관까지 합치면 수천자리에 이른다"고 전했다.

그는 "기막힌 것은 엄청난 숫자뿐 아니라 방만한 실태"라며 "직원 12명에 1년 예산이 20억~30억원대에 불과한데도 사장은 여비서와 기사 달린 승용차에 연봉을 9천만원이나 받고 있는 알짜자리들이 수두룩하다"고 전했다.

그는 "더 놀랄 일은 예산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아예 감사대상에서도 빠져 있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새 정부 조각(組閣), 인선작업이 한창인 지금, 인수위 주변엔 노무현 당선자의 "인사청탁 패가망신"발언에도 불구하고 '한 자리'를 노리는 민원들이 슬그머니 밀려 들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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