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맛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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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륙에서 월드컵을 보도하려면 단순히 축구에 대해 아는 것으로만은 부족하다. 다른 환경과 문화와 생활양식에 적응할 준비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에 나와 있는 내 경우 역시 당연히 그랬다.

그 이전에 아시아에 한번도 간적이 없었던 나는 서울이라는 도시와 서울 시민과 음식에 상당히 매료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서울이 큰 도시라는 것을 예상하긴 했지만 나는 이처럼 발전되고 조직화된 대도시를 보게 되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현대식 건물이 수없이 많고 대중 교통은 훌륭하며 모든이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서울의 교통문제가 심각하긴 하지만 한국 정부는 월드컵 기간동안 몇가지 관련 법규를 시행해 교통 체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서울 시민들은 언제나 도와줄 준비가 돼있는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는 못하더라도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고 의사소통하기 위해 진짜로 노력을 한다. 그들은 분명 그들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이번이 세계 무대에서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호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내게 아주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음식이다. 나는 원래 아시아 음식을 좋아하는 열광적인 팬이었고 한국 고유의 음식을 맛본 후에는 아시아의 요리를 더욱더 사랑하게 됐다. 물론 매일밤 많은이들이 내게 개고기를 먹을건지 안먹을 건지 물으며 나를 괴롭히긴 했지만 나는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들을 그다지 많이 만나지는 못했다.

대신에 그들은 대개 굉장히 많은 야채와 소고기나 닭고기를 넣어 만든 다양한 국을 먹는 것을 즐긴다. 차가운 배추를 매운 고추가루를 넣고 버무려 만든 진미인 김치는 한국의 대표적인 반찬이다. 김치를 입에 넣으면 자극적인 맛이 확 느껴지면서 몇시간동안 입술이 얼얼한 상태가 된다.

아시아 탐험에 대해 우선적으로 드는 생각 몇가지는 이와 같다. 약간의 적응기간을 거친 이후에 나는 이제는 나 자신이 진짜로 중요한 부분인 축구에 빠져들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따지고 보면 축구는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하다. 그렇지 않은가?

월드스포츠(World Sport)의 페드로 핀토 기자는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에서 정기적으로 보도한다.

SEOUL (CNNSI) / 김내은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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