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책 없는 정부, 에어컨 끄기 주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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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여름철 블랙아웃(대정전)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전력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다. 이를 위해 28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여름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했다. 지난해 대책기간(6월 1일~9월 21일)보다 2주가량 늘어났다. 산업부는 다른 정부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31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대책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산업부가 준비 중인 대책에 따르면 여름철 내내 전 국민 대상의 절전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이 캠페인을 통해 안정적 예비전력 기준인 500㎾를 최대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전력공급을 늘릴 수단이 없기 때문에 상당한 수요 감축을 통해 전력대란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선 여름철 전체 전력 사용량의 20%가 넘는 냉방 수요를 확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백화점·대형마트처럼 냉방을 많이 하는 대형 건물은 여름철에 섭씨 26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또 손님의 발길을 끌기 위해 출입문을 열어놓은 채 에어컨을 틀어놓는 상점에 대해서는 단속을 통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1만9000여 개 공공기관은 민간부문보다 2도 높은 섭씨 28도 이상으로 유지하는 한편 전력사용 피크타임인 오후 2~5시에는 기관별로 돌아가며 에어컨을 끄도록 할 계획이다.

 산업계 참여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철강·시멘트·제지·금속·섬유처럼 전력사용량이 많은 업종의 기업들이 주요 대상이다. 산업부는 이들 기업에 대해 7월 말~8월 초에 몰린 휴가를 8월 중순 이후로 분산하고, 조업시간도 피크타임을 피하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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