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판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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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도배용으로 사은 신문을 들추는데 일핏 다음과 같은 공고기사가 눈에 띄었다.
『일본과 기술제휴하고 중요한 부속품은 일본서 직수입했음.』
그러고 보니 이것은 새삼 떠들어 볼 말도 아니다. 「라디오」를 통하여, 신문을 통하여, 선전원들의 입을 통하여 항상 우리들이 들어온 말이다. 제약회사에서도, 「라디오」공장에서도, 하다 못해 「스토브」공장에서도 외국의 이름을 빌어 선전하려고 한다.
○…국산 「라디오」를 듣어보면 알맹이는 거의 「메이드·인·재팬」이다. 그런 반면에 외국산인줄 알고 산 화장품이 밀가루 가공품이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조립판매의 나라- 그러나 외국산을 그대로 들여오는 것이나 조립판매한 것이나 무엇이 어떻게 다르며 한국산업의 발달과 국내경제면에서 볼 때 얼마만큼의 이득이 있는 것인가. 알맹이는 외제요 껍데기는 국산, 이것이 조립판매란 말인가.
○…『한국과 기술제휴하고 중요한 부속품은 한국서 직수입했음.』 외국 신문에서 이런 광고기사가 났다면 그건 나와같은 사람의 한낱 꿈에 불과하겠지. 서글픈 생각이든다.
서성순·35·주부·경기도 이천 군백사면 조읍리 정철영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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