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맞은 「천만원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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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자기주머니엔 단돈2백원밖에 없다는 청년이『자기에게 1천만원이상을 후원할 사람을 심사하여 써주겠으니 응모하시오』라는 건방진지(?) 담이큰지 모를 광고를 냈다가 허탕을쳤다.

<가진건 단돈200원|8천원짜리 월급장이 빚만지고|25세 자칭 미래의 영웅>
문제의 사나이는 당년25세의 홍사공이라는 청년으로 현직은 모무역회사의 경리사원.
그는 1주일전 B일간지에 다음과같은 2단짜리광고를 냈다.
홍사공경제후원자모집공고. 자격 잉여자금 1천만원이상이 있는자로 사상이 건전한자.
1천만원이상 현금소지자중에서 가장 돈이 많은사람을선정함 (중략).
면접 5월17일 하오3시부터 21일 하오3시까지 「아스토리아·호텔」514호.
홍사공은 세계적 영웅이될 당년25세의한국청년임.
간단히 말하면『나는 돈이 없지만 현금1천만원이상을 대줄 사람을 뽑겠다』는것.
그는 17일하오3시부터「호텔」에 버티고 앉아 응모자일 손님(?)을 기다렸으나 19일하오3시까지 이같은「갸륵한(?)모집공고」에 응모하는사람이 한사람도 없자 철수해버렸다
그의말에의하면 자기가 갖고있는 「아이디어」는 대여섯가지있지만 전부양도할수는 없고이번광고로 그중 한가지만 양도하려고했는데 이한가지「아이디어」만갖고도 돈을대는사람은4개월안에 본전을다뽑고 다음부터는 거부가 될수있다는것이다. 그는「아이디어」료를 제하고 밑천이4백만원쯤들고 그업종이라는것이「아주간단한생활필수품생산」이라는것까지는 돈을안받고도 공개할수있다고 아량(?)도 베풀었다. 1천만원쯤이야 무슨큰돈이냐고 쩡쩡거린그였지만「호텔」숙박료7천2백원(3일분)과 광고료9천6백원을 마련하기위해 빚까지냈다는말과는 사뭇이야기가엇갈린다. 또1, 2백만원짜리「아이디어」를파는따위의 궁상(?)은 자기에게 어울리지않는다는게 그의말이다.
화성군이고향이라는그는 중앙대학법정대 2년때 중퇴하고 해병대에입대(153기), 청룡부대제1진으로 파월되어 66년12월 제대할때까지 13개월을 월남에서복무했다고 자칭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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