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별밑에 태어났나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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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날 기자들과 만난「가네오까」의 방에는「매직펜」으로 갈겨 쓴 다음과 같은 유서가 써붙여 있었다. 『죄 없는 이 집에 이렇게 큰 일을 저질러 말할 수 없이 미안하다. 그 책임은 나의 죽음으로 지겠다. 어머니 용서해주십시오』 「가네오까」는 또한 기자들에게 기자 자동차 속에 있던 일기장을 갖고 오게 했다.
그 일기장에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해서 미안합니다.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죽고 의붓아버지는 손자를 데리고 자살, 나는 이런 꼴로 죽게 되다니-. 얼마나 기구하냐. 무척 나쁜 별 밑에서 태어났나보다. 훌륭한 마음씨이던 어머니에게서 나같은 놈이 태어나다니… 길이 원인을 캐서 사회의 경종이 되기 바란다.』
그의 일기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울부짖음으로 끝맺었다.
또한 기자들에게 준 수첩에는 『저녁 무렵 새우는 소리를 들으면 가고 싶고나, 어머니가 기다리는 집으로!』 『짓밟혀 시드는 이 몸의 내일에는 묘비도 서지 않으리-』라는 시조도 적혀 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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