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이수 의무화 매주 하루는 융합교육 전공 이외 수업 듣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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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양대는 학생들의 인성·교양교육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서울캠퍼스는 매주 수요일, 안산 ERICA 캠퍼스는 목요일을 ‘융합교육의 날’로 정했다. 이날은 각 학과의 전공핵심과목 강의가 없다. 학생들이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듣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올해부터 인문학 고전 읽기 과목(2학점)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한양대는 이를 위해 지난해 독서전문가인 이권우(50)·표정훈(44)씨를 기초융합교육원 교수로 채용했다. 고전 읽기 프로그램을 짜고 직접 강의도 하는 두 교수는 학사 학위밖에 없지만 전문성을 인정받아 영입됐다. 이 교수는 “인문학과 독서를 통해 학생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세상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임덕호 총장은 “앞으로는 인성을 갖춘 융합형 인재가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며 “인성교육을 더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양대 인성교육의 뿌리는 깊다. 1994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재학생 ‘사회봉사단’을 만들었다. 사회봉사 과목을 개설해 학점도 인정해 줬다. 2009년부터는 아예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건학 이념인 ‘사랑의 실천’을 위해서다. 임 총장은 “인성과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길러 내는 게 한양대의 핵심 목표”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요구되는 지금이야말로 이런 인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회봉사 과목(1학점)을 이수하려면 한 학기 동안 30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그런데도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다. 행정학과 3학년 김보희(22·여)씨는 “봉사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망설이는 친구들이 적지 않은데 학교 차원에서 지원을 해줘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동문 사회봉사단 ‘함께한대’도 출범했다. 동문들은 지난해 필리핀 해외봉사를 시작으로 국내외 봉사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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