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만 보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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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김남일(36·인천 유나이티드·사진)의 시계가 거꾸로 흐른다.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인천과 제주의 경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김남일이었다.

 제주는 올 시즌 5승3무2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송진형을 축으로 하는 탄탄한 미드필더가 제주의 강점이다. 그러나 이날 중원을 장악한 팀은 인천이었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중원에서 김남일이 조율을 잘했다. 이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평가했다. 길목을 지키며 제주의 패스 줄기를 차단하는 모습은 ‘진공청소기’라고 불렸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를 떠올리게 했다.

 김남일을 지켜보기 위해 국가대표팀도 움직였다. 신홍기 코치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인천을 찾았다. 올 6월 대표팀은 레바논·이란·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세 경기를 치른다. 중요한 고비이기 때문에 최강희 감독은 정신적인 기둥 역할을 할 수 있는 김남일 발탁을 고민하고 있다.

 경기를 마친 뒤 김남일은 “굉장히 힘든 경기를 했다.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뒤 의식을 안 할 수 없다”며 “난 원래 대표팀에서 베스트가 아니었다. 원포인트라도 상관없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충분히 만족한다”며 태극마크에 대한 강한 열의를 보였다.

 두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인천이 경기를 밀어붙였지만 후반 35분 이천수의 슈팅이 골대를 맞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인천=손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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