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의 새 무대-김자경 오페라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금년은 우리나라의 첫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춘희)가 공연된지 꼭 20년이 되는 해. 그 첫무대를 밟았던 「오페라」계의 원로 김자경 여사가 스스로 「오페라」단을 조직했다.
「김자경 오페라단」이라 이름한 이 「오페라」단의 창단 「멤버」는 단장인 「소프라노」 김 여사를 비롯, 이규도 (소프라노) 이영애 (앨토) 김화용 (테너) 변성엽 (바리톤) 봉용섭 (바리톤) 김몽필 (지휘) 김순세 (합창 지휘) 이세혁 (총무) 제씨. 이들은 한국 「오페라」 공연 20주년 기념 및 창단 공연을 5월9, 10일 시민회관에서 갖는다. 작품은 역시 「베르디」의 『라·트라비아타』.
『l948년1월 시공관 (현 국립극장)에서 첫 공연을 가졌어요. 고 이인선씨가 이끄는 「오페라」단이었지요. 그때 전 여주인공 「비올레타」역을 맡았는데 무대가 어찌나 추운지 덜덜 떨면서 노래를 불렀어요.』 김 여사는 20년전의 「오페라」 무대를 악몽처럼 회상했다. 그가 도미한 것은 그해 8월. 「메트로폴리탄」의 화려한 무대를 대하니 절로 눈물이 나오더라고 했다. 김 여사는 그후 「카네기·홀」의 독창회를 비롯하여 수많은 「오페라」에 출연하고 58년에 귀국했다.
『귀국한지 10년 동안 한시도 잊지 않은게 젊은이들을 위한 무대를 마련하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조금씩 모은 돈이 이제 1백여만원이 되었군요.』 김 여사는 이 기금을 가지고 「오페라」단을 만들 결심을 한 것이다.
『지나간 여러해보다 앞으로 남은 몇년이 나에겐 더 중요하다고 느껴져요. 여러분이 많이 도와 주셔야지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