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아이에게 한 번 더 관심과 사랑으로 다가서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1면

일러스트=이말따

‘1+1+1 관심 더 갖기 운동’은 1일 한 제자에게 한 번 더 관심을 갖고 장점을 살려 칭찬하자는 행복교실 운영을 위한 2013학년도 충남도교육청 특수교육 중점 시책 사업 중 하나다. 유난히 특수교육대상학생들은 표현에 서투르다.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거나 좋고 싫음에 대한 분명한 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이 대다수다. 대부분은 교육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수동적으로 대처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유심히 살펴주고 작은 변화나 행동에도 민감하게 반응을 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일반학교도 마찬가지지만 특수학교에는 유난히 편식하는 학생들이 많다. 내가 담임교사를 할 때도 해마다 편식을 하는 학생들이 학급에 꼭 한 명씩은 있었다. 처음 편식하는 학생을 대면할 때는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식의 지도를 했었다. ‘골고루 먹여야지’라는 생각만 했지 ‘왜 먹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지 못했었다.

 몇 해 전 집에서 보내주는 국과 밥 이외에는 다른 음식에 전혀 손을 대지 않는 학생을 지도하게 됐다. 처음엔 붙들고 뭐든 먹여볼 요량으로 이것저것 떠서 입 앞까지 숟가락을 내밀었지만 좌절하기가 일쑤였다.

어느 날 문뜩 ‘왜 먹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날부터 찬찬히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밥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낯선 밥에 대한 거부가 아이의 편식의 원인임을 발견하게 됐다. 모든 밥은 같은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고 이후 누구보다 김치를 좋아하고 급식을 가리지 않는 학생이 됐다. 작은 관심이 아이의 삶에 큰 변화를 주게 된 것이다.

 언젠가 ‘아이들은 손톱처럼 자란다’라는 책을 접한 적이 있다. 손톱은 잘 가꾸고 정돈해주면 예쁘게 잘 자란다. 하지만 정리해주지 않고 방치하면 자칫 부러지거나 삐뚤게 자라 살을 뚫고 손에 상처를 내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이 그 손톱과 같다. 무심코 지나간 날들의 어느 날 조금씩 알게 모르게 자라서 깎아야 될 때가 되는 손톱처럼 우리 아이들도 매일매일 알게 모르게 커가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손톱에는 아낌없이 투자하고 매일 가꾸고 정돈하면서 정작 자신의 아이에게는 무관심한 어른들이 많은 듯 하다.

 ‘1+1+1 관심 더 갖기 운동’은 비단 교육자만의 몫은 아니다. 자라고 있는 모든 아이들은 관심의 대상이 돼야 하고 그들보다 조금은 더 성숙한 어른이라면 누구나 실천가가 돼야 한다. 오늘부터 하루 우리 아이에게 한번만 더 관심과 사랑으로 다가서보자.

 완벽한 모습으로 다가설 필요가 없다. ‘사랑하는 아들’ ‘사랑하는 우리 딸’ ‘오늘 학교에서 재미있는 일 있었니’등의 다정한 대화를 먼저 시작한다면 시나브로 우리 아이들에게 한 발짝 성큼 다가서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아이에게 관심과 사랑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하자.

글=장보미 나사렛새꿈학교 교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