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첫 WTO 총장 브라질 아제베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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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호베르투 아제베두(55·사진)가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음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아제베두의 현재 직함은 WTO 주재 브라질 대사다. 남미 출신이 WTO 사무총장에 선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올 9월 1일 공식 취임한다. 임기는 4년.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아제베두의 승리는 쉽지 않았다. 표 대결을 세 차례나 벌어야 했다. 상대는 에르미니오 블랑코(62) 전 멕시코 통상장관이었다. 블랑코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미국이 적극 밀어준 후보였다.

반면 아제베두는 남미 외에 아시아·아프리카 등의 지지를 받았다. 브라질·인도·러시아·중국·남아공을 뜻하는 브릭스(BRICS)의 대표가 WTO를 장악한 셈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주요국 대표들의 말을 빌려 “아베제도의 승리는 WTO가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제베두의 앞길은 험난하다.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라운드가 2001년 시작됐지만 진척이 없다. 한국과 미국·유럽·일본 등은 상호 자유무역협정(FTA)에 더 크게 공들이고 있다. WTO체제가 유명무실해질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아제베두는 WTO를 되살려야 한다. 첫 시험대가 올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될 제9차 WTO 각료회의다. 여기서 그는 도하라운드를 재개하거나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을 개시하는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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