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이스라엘에 공습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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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가 사흘 사이 두 차례의 공습을 받았다. 시리아 정부는 이를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주장해 시리아 내전이 주변국과의 분쟁으로 번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5일 “이스라엘 미사일이 지난 밤 다마스쿠스 인근 잠라야에 있는 군 연구시설을 타격해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틀 전인 3일에도 이스라엘이 다마스쿠스의 군사시설을 공습했다고 시리아 정부는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두 차례의 공습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 다수는 외신에 이스라엘 군이 공격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두 차례 공격 모두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로 향하는 이란산 무기를 타깃으로 삼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3일 공습 대상은 무기고로 추정되는 다마스쿠스 국제공항 근처의 창고”라며 “이란에서 실어와 저장해 놓은 첨단 지대지 미사일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AP통신에 “두 번째 공습 역시 헤즈볼라로 넘어가는 무기를 겨냥한 것”이라며 “이란의 파타-110 미사일을 시리아가 개조한 장거리 미사일 m600을 파괴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이란과 시리아의 화학무기나 중화기가 헤즈볼라 등 테러단체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 역시 이를 이스라엘의 정당한 권리라고 변호해 왔다. 하지만 시리아가 내전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란이나 헤즈볼라가 반격에 나선다면 중동의 화약고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P는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으로 보복전이 벌어진다면 사태는 순식간에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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