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과 결혼, 출산 사이의 갈등 불붙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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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과 어머니로서의 여성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는 한 신간 서적이 20대 직장 여성들 중 상당수가 아이들은 나중에 가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직업을 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비아 앤 휼렛이 저술한 '삶의 창조(Creating a Life)' 란 책에 따르면 이들은 종종 기대에 어긋난 결과를 얻게된다. 이런 직장여성들은 수치스러운 치료 과정을 겪게 되며 쓸데없이 의료비로 수만 달러를 지불하며 직장 생활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그러나 모든 여성들이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건 아니다.

일부 비평가들은 토크쇼와 신문 기사의 주제가 되고 있는 이 책이 앞으로 어머니가 될 여성들을 겁주는 데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이제 갓 어머니가 된 31세의 알리사 루포 줄루에타는 자신과 친구들은 단지 직업적인 성취를 위해 출산을 미루려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로젤리오라는 9개월 된 아들을 두고 있는 여배우 루포 줄루에타는 "내 친구들은 마흔이 될 때까지 미루려하지 않는다. 그녀들는 35, 36, 37세가 되면서 순산을 하지 못하게 될 위험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자 휼렛의 말을 빌면 루포 줄루에타와 그녀의 친구들은 예외적인 경우일지 모른다. 휼렛은 자신이 행한 조사에서 20대와 30대에 직업적으로 높은 성취도를 보이는 여성의 상당수는 불임 통계에 대해 무지하며 아이 출산 대신에 직업적인 성공을 택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한다.

여성 문제에 대해 저술 활동을 하는 보스톤 대학의 카릴 리버스는 이번에 나온 책과 이에대한 언론의 관심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한다.

리버스는"언론의 메시지는 분명히 '야망을 가진 여성들이여 조심하라. 당장 결혼해서 애를 낳지 않으면 남은 삶을 불행하게 보낼 것이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버스는 아직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멜리사 루드케도 이 생각에 동의한다. 모성을 주제로 책을 쓴 루드케는 46세 때 딸을 입양했다. 그녀는 "문제의 책을 읽었다"며 "만일 내가 그 책의 충고를 따랐다면 현재 불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드케는 "나는 이 책의 저자가 적절한 혼기라고 제안하는 20대 후반에 결혼했다. 당시 내 결혼 생활은 그리 좋지 않았다. 따라서 내가 저자의 처방대로 단지 두려움 때문에 아이를 금방 낳았다면 그것은 아마도 내 인생의 가장 큰 실수였을 것"이라고 했다.

루드케는 결혼한 지 4년 만에 이혼했다. 그녀는 여전히 아이들을 원했지만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어줄 적당한 남자를 찾지 못했고 결국 입양을 택했다.

그녀는 "지금이 내가 어머니로서 아이에게 주어야 할 것을 주는 내 생애의 가장 행복한 때"라고 덧붙였다.

CNN Medical Unit / 김내은(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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