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TV 방송시간 연장 필요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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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연장해야 한다는 측은 다양한 생활패턴을 가진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폈다. 반대하는 쪽은 양보다 프로그램의 질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 등급제'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김동선 기자 <kdenis@joongang.co.kr>

전파법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들은 방송시간을 규제받는다. 오전 6시부터 낮 12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다. 이 시간 외에는 방송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그동안 방송시간 연장을 요구해 왔으며, 그 이면에는 광고를 더 차지하겠다는 계산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단계적 시간 연장보다는 규제를 전면 철폐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방송시간을 정한 까닭은 정규 방송의 모양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방송시간을 다 채우지 못할 것을 염려한 1960년대 방송사에 주어진 의무였다.

방송시간 자율화에 대해 다른 매체가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매체간 균형적인 발전을 해친다는 게 이유다. 보완장치는 필요하다.

연장된 시간대에 재방송을 전면 불허하고, 낮 시간대의 프로그램은 '모든 연령 시청가'라는 연령 등급제를 지키게 하면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의 범람을 막을 수 있다. 시청률 부담이 덜한 시간대를 이용해 외주 제작을 활성화한다는 긍정 효과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광고나 프로그램 협찬이 있을 경우 방송시간을 연장하고, 아니면 시간을 축소하는 자의적인 편성은 안된다.

방송사로서는 시청자의 생활습관을 고려해 편성 전략을 짜지만 시청자는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맞춰 생활하기도 한다. 편성은 시청자와의 약속이다. 방송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안이 결코 아니다.

박은희 <대진대 교수.신문방송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