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갈 사람 고르나… 파견 공무원 민감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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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인수위 관계자 전원을 대상으로 다면평가를 실시키로 했다. 새 정부에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도록 인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 평가가 청와대에 데려갈 사람을 고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인수위 관계자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각 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의 경우 평가에 불만을 터뜨리거나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상위 평가자에게 잘 보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정순균 인수위 대변인은 3일 "인수위 전체 직원 2백59명에 대한 다면평가가 13일 0시부터 24시간 동안 인터넷 상에서 실시된다"고 밝혔다.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평가 후에는 자문교수단과 외부 컨설팅회사에 검증 평가도 의뢰하기로 했다.

노무현 정부의 가치지향성에 부합하는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리더십과 역량, 태도 및 성향 등을 평가한다고 한다. 포용력과 인화력을 갖추고 통합.조정능력이 있는지, 문제 분석.대안 제시는 물론 업무 추진을 위한 경험과 지식을 겸비했는지, 소신과 원칙을 중시하고 개혁 의지가 있으며 공익성을 우선하고 책임감.충성심이 있는지가 평가요소로 꼽혔다.

임채정 인수위원장과 김진표 부위원장이 전체 분과위원을 하향 평가하고, 분과별 전문위원과 행정관이 소속 분과의 간사와 위원을 상향 평가하는 등 상향.수평.하향 평가가 병행된다.

그러나 정부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은 "각 부처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3배수의 경쟁을 뚫었는데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경력 관리에 흠이 갈 뿐 아니라 소속 부처의 위신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관계자는 "한달여를 보고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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