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받고는 15분간 침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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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으로서 파란만장한 3년반을 지내온 장기영씨는 그 자리 또한 극적으로 물러났다.
2일의 청와대 회의에서 석유화학논쟁에 패퇴,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가 3일 아침엔 『그래도 개발계획은 앞으로 나가고 있다』면서 포항으로 떠났던 장기영씨. 그런데 도중 해운대에서 그는 장거리 전화로 「통고」를 받았던 것.
「부소불위」했던 「불도저」라고 불린 장기영씨도 『전화를 놓고는 15분동안 말이 없었다』는 측근의 얘기고 김포에 돌아와 기자들에게 『다행히도 후임자가…』에 말이 미쳤을 땐 목소리의 억양이 달랐었다. 은행장들이 수요간담회(4일)가 장기영씨의 마지막 회의. 5일 아침의 이임식에서 그는 감회가 엇갈렸음인지 울먹이며 몇번씩 수건을 적시고 마지막 이임사를 남기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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