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은어와 이모티콘을 설명해 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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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농담을 들으면 무릎을 치고 고개를 뒤로 제낀 채 거리낌 없이 깔깔 웃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똑같은 농담을 e-메일을 통해 보게 되면 LOL, LMAO, 혹은 ROTFL이라고 응답을 한다. 또 극도로 재미있을 때는 ROTFLMAO로 대답하기도 한다.

인터넷 채팅이나 메신저, e-메일 등을 처음 사용해 보는 사람들에게 위의 약자들은 알 수 없는 공식 용어나 겁을 주려는 단어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긴장할 필요 없다. 위의 알파벳 조합들이 의미하는 것은 단지 '큰 소리로 웃는'(laughing out loud : LOL), '바닥을 구르며 웃는'(rolling on the floor laughing : ROTFL), '배꼽 빠지게 웃는'(laughing my ankles off : LMAO)이라는 뜻일 뿐이다. 이것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약자 표기의 예들로 기쁨과 분노, 찬성과 반대, 사랑과 증오 등 무수히 많은 감정들을 몇 글자로 간단히 표현한다.

약자 표기뿐만이 아니다. 사이버 공간의 은어는 그 가짓수만 해도 끝도 없이 많은 이모티콘이 있다. 이모티콘은 글자나 기호, 숫자를 조합해서 만들어낸 그림이다(옆으로 봐야 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는 가장 널리 알려진 이모티콘으로 웃고 있는 얼굴을 뜻한다. :)이 무슨 뜻인지 아직 이해가 안 간다면 고개를 왼쪽으로 기울여 보라.

약자와 이모티콘은 성미 급한 세대의 상형문자가 됐다. 이것들은 격식이 없고 재치가 넘치며 시간을 절약해 준다. 하지만 약자와 이모티콘의 사용이 항상 적절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입사 지원서에 이모티콘을 남발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 물론 고용주가 18세의 인터넷 대화방 단골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또한 모든 은어들이 그러하듯이 약자나 이모티콘을 사용할 때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많이 이런 인터넷 약식 표기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항상 주의해야 한다.

다음 용어 해설은 가장 널리 쓰이는 약자와 이모티콘을 설명해 놓은 것이다. 각각의 표현들마다 인기있고 재미있는 실례도 넣었다. 그리고 재미 삼아 대중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새로운 표현들을 포함시켰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만약 스스로 만든 약자나 이모티콘을 사용하고 싶으면 읽는 사람들에게 뜻을 설명해줘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라.

일상적인 약어: 대화방에 들어오고 나갈 때

afk: 잠수중(Away from keyboard)

그리고 무엇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bak: 돌아왔음(Back at keyboard)

무엇을 하다 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bfn: 잠시 실례(Bye for now)

사람들에게 얼마 후가 될지는 모르지만 한동안 나가있겠다고 알린다.

응용: b4n((Bye for now), bbl(be back later: 나중에 올께)

brb: 금방 돌아올께(Be right back)

잠깐 동안 나갔다 오겠다고 알린다. 잠시 멈춰 셰익스피어의 소네트(14행으로 이뤄진 유럽 서정시)라도 읽으려는 것처럼 말이다.

cu: 안녕히(See you)

cya(see ya: 안녕)의 격식 차린 표현

ltns: 오랜만이다(long time, no see)

ifuee(I forgot you even existed: 너 살아있었구나)의 정중한 표현이다.

ttfn: 잠깐 빠빠(Ta ta for now)

여배우 자자 게이버가 대화방을 나가면서 했을 법한 표현이다.

응용: l8tr(later: 안녕)

격한 감정 표현들

gal: 똑바로 살어(Get a life)

hand(have a nice day; 좋은 하루 되세요)와 정확히 반대되는 표현이다.

kiss: 좀 작작해라, 이 바보야(keep it simple, stupid)

ot(off topic; 주제에서 벗어났군요)의 무례한 표현

pu: 그거 엉망이네(That stinks)

tswc: 관심 있는 사람한테나 말해요(tell someone who cares)

웃음을 뜻하는 표현들

gfete: 씨익 웃다(Grinning from ear to ear)

이를 드러내며 가볍게 웃는 모습을 표현한다.

lmao: 배꼽 빠지게 웃다(Laughing my ankles off)

배꼽 대신 다른 신체 부위를 집어넣어도 좋다.

lol: 큰소리로 웃다(Laughing out loud)

일반적으로 재미있는 말에 대해 적당한 표현이다. 안타깝게도 매우 사랑함(lots of love)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rotfl: 바닥을 구르며 웃다(Rolling on the floor laughing)

너무너무 재미있을 때 이 표현을 사용한다. 물론 rotflmao(바닥을 구르며 웃다가 배꼽이 빠진다)는 표현도 가능하긴 하다.

의견이나 정보를 전달할 때

aamof: 사실상(As a matter of fact)

그러나 사이버 공간에서는 사실이 허구가 될 수도 있다.

afaik: 내가 아는 바로는(As far as I know)

사실 잘 모르지만 아는 척 하고 싶을 때 이 표현을 사용한다.

응용: afaic(as far as I'm concerned: 내가 보기에는), afaist(as far as I can tell: 내 생각에는)

btw: 말이 났으니 말인데(By the way)

fyi(for your information: 그냥 알아둬)와 fwiw(for what is worth: 내 나름대로)의 사촌격.

damhikt: 이걸 어떻게 아는지 묻지 말아줘(Don't ask me how I know this)

친구가 캐물을 때.

eod: 논의 끝(End of discussion)

대화방에서 '스타워즈' 신작 예고편에 관해 끝없이 이야기가 오고갈 때 EOD를 사용해라.

hth: 도움이 되면 좋겠다(Hope this (or that) helps)

imho: 내 변변찮은(혹은 솔직한) 생각으로는(In my humble (or honest) opinion)

"내가 너라면 시시한 네 여자 친구 따위는 당장 차버리겠다" 같이 구하지도 않은 조언을 할 때 이 표현을 사용하라.

응용: imnsho(in my not so humble opinion: 내 변변한 생각에는), imco(in my considered opinion: 사려 깊은 내 생각으로는)

inanalb: 난 변호사가 아니야, 하지만...(I am not a lawyer, but...)

"IANALB, TV에서 변호사로 나와"라고 사용할 수 있다.

j/k: 농담이야(Just kidding)

:)과 함께 쓰이면 아주 좋다. 더 많은 이모티콘 세계를 구경하려면 '에브리데이 이모티콘'를 참고하라.

ot: 주제에서 벗어났다(Off topic)

kiss(keep it simple, stupid: 작작 좀 해라 이 바보야)의 공손한 표현

otoh: 또 한편으로는(On the other hand)

이 표현을 사용하면 당신이 한때 고등학교 토론반에 몸 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미있는 약어들

aiamu: 그리고 난 원숭이 삼촌이다(And I'm a monkey's uncle)

원숭이를 이용한 비방은 어디에서나 인기가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bbfbm: 피셔(완구회사)가 만든 몸에 마텔(완구회사)이 만든 머리(Body by Fisher, brains by Mattel)

다시 말해서 '너는 통카 장난감 트럭 같은 몸에 바비 인형 같은 머리를 가졌군' 이란 뜻이다.

cmf: 내 손가락 수를 세어봐(Count my fingers)

비슷한 표현에는 rml(read my lips: 잘 들어봐)나 tmt(tally my toes: 내 발가락 수를 합해 봐)가 있다.

dgt: 거기 가지 마라(Don't go there)

이 말은 눈썹을 찌푸리고 한손을 엉덩이에 걸친 채 다른 손 집게 손가락을 흔들면서 말해야 한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 속에서 상대방은 이런 모습을 상상만 해야 할 것이다.

dqydj: 하던 일이나 계속 해(Don't quit your day job)

아니면 드라마 '소프라노스'에 나온 대로 'fagiddaboudit(됐어)'라고 할 수도 있겠다.

tmi: 그런 것은 알고 싶지 않아(Too much information)

"우리 개는 고양이가 토해낸 털뭉치 먹기를 좋아해요"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적절한 대답이다.

(IDG) / 오병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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