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복권사업 승인 신중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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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요즘 복권열풍이 심하게 불고 있다. 복권사업은 공익사업을 위한 기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오히려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복권을 구입하는 사람들 가운데 '당첨되지 못하면 공익기금에 기부해서 좋고 당첨되면 큰 돈을 손에 쥐게 돼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당첨 확률은 거의 '0'에 가까운데도 일확천금을 꿈꾸며 상당한 금액을 매주 복권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사회 경제구조의 왜곡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비합리적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흥청망청 돈을 쓰는 사회 풍조 속에서 서민들도 일확천금의 유혹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지난 정부까지는 추첨식 복권의 최고 당첨금액이 5억원을 넘지 않았고, 국민 사행심 조장을 우려해 복권사업 승인을 극히 자제해온 것으로 안다.

그런데 이번 정부 들어서서 '플러스플러스 복권'이라고 하여 최고 당첨금 40억원짜리 복권을 승인한 데 이어 로또 복권까지 승인해 국민들의 한탕주의를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권오봉.서울 강동구 천호3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