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가 제품 가치 좌우 … 핵심 기술력, 선진국의 70%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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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경쟁력이 곧 완제품 경쟁력이다’.

 어떤 소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완제품과 부품의 성능·부가가치가 좌우된다는 뜻이다. 2000년대 들어 산업 경쟁력의 패러다임이 완제품·부품에서 소재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그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말이다.

 소재 산업은 한국 경제에서 제조업 생산의 18.1%, 고용의 13.6%를 차지한다. 수출 비중도 15.4%에 이른다. 다만 소기업이 전체 사업체 수의 80%가량으로 경쟁력이 취약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의 핵심소재 기술력이 선진국과 비교해 70% 수준으로, 4~7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분석한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대일 수입 의존도가 확대되고 있고 중국의 부상도 경계해야 하는 처지다.

 정부가 대기업·중견중소기업·대학·연구기관이 손잡고 글로벌 소재 전문기업을 키우는 ‘WPM 10대 소재 프로젝트’를 만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세계 시장 규모가 10억 달러 이상인 분야에서 점유율 30%가 넘는 10대 핵심 소재를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2010년 9월 출범한 WPM 사업단에는 제일모직과 효성·사파이어테크놀로지 등 10개 기업이 주도하고, 220여 개 기업·연구기관·대학이 참여하는 10개 소재별 컨소시엄이 운영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초경량 마그네슘과 수퍼 사파이어, 지능형 멤브레인, 고성능 2차전지, 바이오 의료, 나노 카본 복합소재 등이다.

지난해까지 1단계 사업을 통해 정부에서 2050억원, 민간에서 155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2500개의 일자리, 720억원대 매출, 820여 개의 특허(출원 포함)가 생겼다.

 산업부 최태현 소재부품산업 정책관은 “아직 기술개발 단계임에도 의미 있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하며 “2019년까지 정부가 7000억원을 투자해 매출 39조원, 신규 고용 3만2000명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 정책관은 “현재 43.5%인 소재 분야 예산 비중을 2020년까지 60% 이상 확대해 우리만 만들 수 있는 온리원(only-one) 명품 소재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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