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어린이 기적의 구출|경북 영주서 7세의 이종찬 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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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영주=고덕환기자】무참히 죽어간 춘우군의 기억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지난 22일 하오 6시쯤 경북 영주읍 하망3리 이용(42·상업)씨의 장남 종찬(7·영주중부교 1년)군이 20세쯤된 청년에 유괴됐다가 범인이 이씨 집에 협박장을 전하러간 사이에 지나가던 노인에게 구출되어 부모들 품에 안기어 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종찬군은 영주읍내 영주리에 있는 봉화약국 부근 구멍가게에 딱총약을 사러 나갔다가 자전거를 탄 20세쯤 된 낯선 청년에게 자전거를 태워준다는 꾀임에 끌려가 이상면 상망리 뒷산 으슥한 곳에 이르러 새끼로 팔다리를 묶이고 「러닝샤쓰」로 입을 틀어 막힌 채 「아카시아」나무 밑에 처박아 숨겨놨었다. 종찬군을 숨겨논 범인은 미리 준비했던 협박장을 종찬군 집에 전하러 읍내에 돌아간 사이에 마침 그앞을 지나가던 김모 노인에게 발견되어 하오 8시30분쯤 집에 돌아왔다. 종찬군이 돌아온 직후 『1백원권으로 10만원을 이날 밤 10시까지 어머니가 읍내 휴천리 소재 천주교회 앞까지 가지고 나오되 만약 경찰에 신고하면 종찬군을 죽여버린다』는 내용의 협박장이 「아이스케이크」 파는 소년에 의해 종찬군 집에 전달되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아이스케이크」 행상인과 종찬군의 증언을 토대로 범인을 찾고 있으나 24일 낮까지 수사의 진전을 못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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