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경제 용어] 팝업스토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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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팝업스토어(pop-up store)’는 정규 매장이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 임시로 운영하는 ‘반짝 매장’을 말합니다. 컴퓨터 화면에 떴다가 사라지는 ‘팝업’창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개월씩 문을 열지요. 미국의 유통체인 타깃이 2002년 신규 매장을 설치할 공간이 없어 임시 매장을 열었는데 뜻밖의 인기를 모은 것에서 유래가 됐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퍼지고 있어요. 주요 백화점들이 팝업스토어 코너를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유명 브랜드에서 팝업스토어를 깜짝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추세죠.

롯데백화점 본점은 ‘더 웨이브’라는 이름으로 패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데요, 1~2주마다 새로운 브랜드를 들여옵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인기 매장, 온라인 유명 쇼핑몰 등 기존 백화점에서는 취급하지 않던 제품 위주입니다. 소규모 브랜드는 백화점에 입점비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 없이 인지도와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백화점은 신선한 브랜드로 새로운 고객의 관심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기존 매장이나 온라인몰에서는 팔지 않는 한정판 상품을 팝업스토어 전용으로 선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팝업스토어는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브랜드나 제품이 고객 반응을 살피고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수단으로도 이용됩니다. 제일모직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는 18~29세를 타깃으로 개성 있는 신규 브랜드 ‘구호 플러스’를 새로 내놓으면서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패션뿐만 아닙니다. 동서식품은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를 출시하면서, 가수 이하이는 신곡 ‘로즈’를 발표하면서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가로수길 팝업스토어’는 최근 수입 화장품 업계의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샤넬·끌레드보떼·SKII 등 고가 브랜드가 백화점 매장을 벗어나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기존 브랜드에 발랄한 이미지를 더하고 찾아가는 마케팅 전략을 펴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택한 것입니다.

가로수길에 유달리 팝업스토어가 많은 이유는 젊은 여성 고객이 많고, 교통이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트렌디한 거리라는 이미지도 한몫합니다. 가로수길 상권이 워낙 발달해 정식 매장을 낼 만한 빈 건물이 통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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