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켜놓고 "결혼해줘"…분위기 잡으려다 사람 잡겠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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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화면 캡처

[앵커]

하트 모양으로 촛불을 켜놓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프로포즈 하려는 분들. 이 뉴스 잘 보시기 바랍니다. 주의하지 않으면, 한껏 분위기 잡으려다 큰 일 당할 수 있습니다.

부산총국 구석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커먼 연기가 아파트 현관을 뒤덮습니다.

주민들은 코와 입을 막은 채 밖으로 뛰쳐 나옵니다.

대피 과정에서 부상자가 잇따랐습니다.

[윤자관/피해 주민 : 몇 사람이 내려오다 여기서 미끄러지고 다치고 옆집 아주머니하고 많이 다쳤어요.]

아파트 1층, 24살 김 모씨의 집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여자친구에게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 마련한 촛불 이벤트 탓입니다.

김씨와 여자친구가 밖에 있는 동안 다른 친구가 촛불 100개에 불을 붙이고 나왔는데 플라스틱으로 된 양초 컵(바람막이)이 불에 타면서 침대에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유리창이 산산조각 났는데요.

이 창문을 통해 강한 바람이 안으로 들어가면서 불을 더 키웠습니다.

결국 집 한채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2008년 11월 부산 수영만에서 요트 두 대가 불에 타 3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어제(14일) 새벽 해운대에서 승합차 한대가 탄 것도 무심코 켜놓은 촛불이 화근이었습니다.

[장종운/경남 양산소방서 대응조사팀장 : 사람이 없는 경우 (촛불이) 특히 넘어지거나 가까이 커튼이나 침구류 등에 접할 경우 발화위험이 상당히 큽니다.]

분위기를 한껏 잡으려는 촛불 이벤트. 자칫하면, 집과 요트, 자동차는 물론 사람까지 잡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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