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니 총기 사고, 생활고가 빚어낸 '참극'

미주중앙

입력

<속보>10일 오후 스와니 주택가에서 발생한 총격 인질극은 생활고에 시달리던 용의자의 치밀한 계획범죄로 드러났다. 사건이 발생한 스와니 월넛 그로브 주택가는 한인들도 다수 거주하는 곳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귀넷 경찰당국 발표에 따르면 사살된 총격 인질극 용의자는 로렌 브라운 씨로 밝혀졌다. 그는 10일 오후 5시께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콜린스 힐 주택가에서 "심장마비가 발생했다"며 911에 허위신고했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 5명을 인질로 삼았다.

용의자는 경찰과의 대치상황에서 1명의 인질을 풀어주기도 했으나, 결국 이날 저녁 7시 45분께 응급구조작전을 펼친 경찰특공대에 의해 사살당했다. 경찰은 폭탄을 터뜨려 범인의 주의를 끈 후, 여러 명이 집안으로 돌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용의자를 사살했다. 경찰 대변인은 "사살은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결국 용의자가 자초한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에게 인질로 붙잡혔던 5명의 소방관들은 다행히 경미한 부상만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용의자 사살 과정에서 경찰관 한 명이 팔에 총상을 입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넷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는 범죄 현장인 자택에서 10년 이상 혼자 살아왔으며, 이웃과의 접촉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지난해 11월 살던 집이 차압을 당하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로 그는 몇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이면서 "우리집에 전기와 케이블TV를 연결해주고, 땔감과 먹을 것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관계자는 "용의자는 6주 전부터 6종의 총기를 준비하고 범행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경찰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일 경우 총격전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소방관을 인질로 잡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분석했다. 귀넷 카운티 쉐리프국의 트레이시 리 경관은 "24년간 경찰에서 일했지만 이런 인질극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인질극이 벌어진 스와니 주택가는 콜린스 힐 골프장과 콜린스 힐 고등학교 인근으로, 한인들도 다수 거주하는 곳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갑작스런 인질극에 놀라움과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한인 주민은 "경찰차가 몰려들고 폭발음이 잇달아 들려 한때 공포에 질렸다"고 말했다.

권순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