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DJ정권 개혁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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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의 개혁은 실패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사무총장 申澈永)이 각 분야 전문가 3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e메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9.0%(1백47명)가 답한 내용이다."그저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31.0%)까지 합하면 10명 중 8명이 현 정부의 개혁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셈이다.

경실련이 김대중 정부 출범 4년을 맞아 지난 달 20일부터 7일간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기업인.법조인.대학 교수 등 우리 사회 여론주도층인 응답자들은 현 정권에 대해 '쓴 소리'를 쏟아냈다.

'김대중 대통령의 전반적인 직무수행 능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0.7%(1백52명)가 "잘못했다"라고 답했으며 그 원인으로는 ▶대통령의 자질 및 능력부족(56.6%)▶청와대 보좌진.정부각료의 보좌 잘못(35.5%) 등을 꼽았다.'야당의 비협조'와 '국민의 호응 부족'을 원인으로 든 응답자(12명)도 소수 있었다.

金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金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김영삼 전 대통령과 비교해 평가해보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37.4%(1백12명)가 "더 권위적"이라고 답했으며 31.7%(95명)가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응답자들은 외환위기 극복(57.7%).대북 포용정책(52%) 등을 '현 정권에서 성공한 대표적 정책'으로 뽑았으며 국가 인권위원회 출범 등 인권정책 대해서도 절반 이상의 응답자(58.3%)가 지지를 보였다.

경실련 고계현(高桂鉉)정책실장은 "임기 막바지에 이른 김대중 정부의 공과(功過)를 명확히 가리고 남은 기간에 집중해야 할 분야를 제시하기 위해 이번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정권 초기에 실시한 정책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집중된 것으로 볼 때 金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 임기 마무리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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