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서청원 대표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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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얼굴)대표가 대선 패배와 재검표 결과에 책임지고 대표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徐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대선 패배 뒤 이회창(李會昌)전 총재가 후보 차원에서 정계은퇴를 한 것과 별도로, 당 차원에서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표직을 물러날 결심을 다듬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당내의 심각한 패배 후유증도 어느 정도 정리됐고, 재검표를 통해 한나라당 지지자들도 패배를 승복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만큼 지금이 대표직을 던질 적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徐대표는 29일 일본에서 귀국하는 李전총재를 만나 이 같은 뜻을 전한 뒤 사퇴 입장을 공식 표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3월 중 예상되는 전당대회 때까지 대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대행은 徐대표가 지명하며 이상득(李相得).박희태(朴熺太).김진재(金鎭載)최고위원 중 한명이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徐대표의 사퇴 방침으로 한나라당은 당 개혁 노선 충돌, 차기 당권 경쟁 등으로 급속한 변화와 세력 재편 과정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 대표 경쟁엔 최병렬(崔秉烈).김덕룡(金德龍).강재섭(姜在涉)의원 등이 나서고 있다. 당 개혁 노선을 둘러싸고 홍사덕(洪思德) 당 개혁특위 위원장과 개혁그룹을 자처하는 '국민속으로'의 이부영(李富榮)의원, 영남지역의 중진의원 그룹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徐대표의 사퇴로 생길 권력 공백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나라당은 내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으며, 민주당 한화갑(韓和甲)대표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영기 기자 <chuny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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