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EC서 공정성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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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뉴욕=심상복 특파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신용평가기관들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SEC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무디스.피치 등 3대 신용평가기관에 대해 공정 경쟁여부를 조사 중이며, 이들 기관이 군소 신용평가사들보다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될 경우 시정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신용평가 담당자들이 등급을 부여하는 기업과 금전적인 연계가 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특정기업에 신용등급을 부여한 평가 담당자의 윤리강령을 만드는 방침도 세웠다"고 덧붙였다.

SEC가 이처럼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은 신용평가 기관들이 기업에 부여하는 신용등급이 금융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가기준 등이 자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이후 줄을 잇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회계부정 사건과 관련, 회계법인들과 증시의 투자분석가들은 엄한 처벌을 받고 있는데 비해 신용평가 회사들에 대한 책임추궁은 관대하다는 지적도 한 몫 했다.

이에 대해 S&P 측은 27일 성명을 통해 "SEC의 조치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지난 25년간 한결같은 자세로 일해왔다"며 불만을 표했다. 한편 미 의회에서도 신용평가 기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2001년 12월 엔론사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기 불과 4일 전까지도 무디스 등 신용평가 기관들이 '우량등급'을 부여한 점을 지적하며 SEC의 철저한 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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