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소외계층 목소리 대변한 시민운동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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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청와대 국민참여수석비서관에 내정된 박주현(朴珠賢.40)변호사는 1997년 대선의 후보 합동토론 때 패널로 등장, 날카로운 질문을 해 첫 인상을 남긴 시민운동가다.

80년대 이후 최연소 청와대 수석비서관.최근에도 KBS TV의 '다큐대화 21세기'를 진행하는 등 신문칼럼과 각종 TV토론에서 개혁성향의 논객으로 활약해왔다.

朴변호사가 맡게 될 국민참여수석은 온.오프 라인을 통해 정책.인사.제도개선.부패방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의견을 盧당선자에게 전달하고 응답해 주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盧당선자의 핵심 측근은 "朴변호사가 사회적 소수자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온 점을 당선자가 평가해왔다"고 설명했다. 노동법을 전공한 朴내정자는 80년대 후반 고 조영래(趙英來)변호사와 시민합동법률사무소를 함께 하며 줄곧 노동계 변론을 많이 해왔다.

90년대 들어 민변(民辯)사회복지위원장.경실련 상임집행위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 등으로 활약하면서 박원순(朴元淳)변호사, 김기식(金起式)참여연대 사무처장 등과 막역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朴내정자가 고 趙변호사와 같은 사무실을 쓸 당시 바로 옆이 현 민주당 의원인 천정배(千正培)변호사의 사무실이었다.

당시 노무현 변호사가 千변호사와 잠시 사무실을 함께 쓴 적이 있어 盧변호사를 알게 됐고 가끔 부산에서 盧변호사를 만나러 왔던 문재인(文在寅.청와대 민정수석 내정자)변호사를 한두번 본 게 그녀와 盧당선자측의 인연의 전부였다.

지난해 12월 대선 당시 盧후보측은 朴변호사에게 "찬조연설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朴변호사는 "정치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때도 전국구 의원직을 제의받았으나 같은 이유로 거절했었다.

3년 내내 고교 수석을 놓친 적이 없는 朴변호사는 전주여고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서울대법대에 합격한 수재형. 사법연수원에서 만난 한살 위의 홍기태(洪起台.41)대법원 재판연구관과의 사이에 1남1녀를 뒀다. 다음은 朴내정자와의 일문일답.

-盧당선자가 무엇을 부탁했나.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는 통로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국민의 직접 참여를 통해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정책에 반영되는 제도 개선에 전력하라고 했다.국민 제안을 기본으로 해서 민원성 부정부패 고발, 제도개선 국정모니터 등 국민 참여를 다양화하는 역할이 포함될 것 같다."

-인터넷 등을 통해 실명으로 공직자 비리를 고발하는 제도 등도 도입되나.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시민단체 구성원들의 정치권 참여를 어떻게 보나.

"대표나 책임 맡은 분들은 정치권 참여를 꺼리는 것으로 안다.책임 때문에 운신의 폭을 제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깊이 개입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이 가능했다."

최훈 기자 <cho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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