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부시발언은 선전포고"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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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연두교서와 관련,"이는 사실상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이 이처럼 거세게 반발하고 나섬에 따라 북.미관계는 물론 남북관계 등 한반도 정세 전반에 적지않은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일 관영 중앙방송 등을 통해 발표된 지난달 31일자 성명에서 "근래 조.미관계 역사에 미국대통령이 직접 정책연설을 통해 자주적 주권국가인 우리나라에 이처럼 노골적 침략위협을 가한적은 없다"면서 "이는 사실상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이 없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부시의 망발은 최근 미국이 들고나온 우리와의 대화재개 제안의 속심이 어디에 있으며,무엇 때문에 현 미 행정부가 이전 행정부때 만들어 놓은 대화를 통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의 가능성까지 다 줴 버렸는가(저버렸는가)하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우리는 대화와 협상의 가면마저 벗어던지고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몰아가고 있는 미국의 심상치않은 움직임에 대해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타격의 선택권은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측 성명은 미국의 강경입장 표출에 대한 불만 표시 수준으로 보여 당장 북.미간 충돌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남북대화에 대한 북한당국의 태도가 더 움츠러 드는 등의 파장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북한과 이란,이라크에 대해 대량 살상무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중단하라고 재차 경고했다.

지방 순회길에 오른 부시 대통령은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북한등 3개국에 대해 "처신을 바로하고 법의 지배를 존중하지 않으면 미국의 분노를 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3개국은 모두 지금 추구하고 있는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며 "세계 각국의 유일한 선택은 이들 나라에 대해 결연히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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