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리안웨이 '그린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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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라운드 17번홀까지도 어니 엘스(남아공)의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이때까지 세계랭킹 2위 엘스는 합계 10언더파를 기록한 반면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친 무명의 장리안웨이(37.중국)는 17번홀 보기로 엘스에게 한 타차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골프는 역시 '장갑을 벗기 전까지는 모르는' 경기였다. 마지막 18번홀(파4.3백51m)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사건(?)이 일어났다.

장리안웨이가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천금의 버디퍼트에 성공한 반면 엘스는 통한의 보기를 범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26일 싱가포르 라구나 내셔널 골프장(파72.6천5백4m)에서 끝난 칼텍스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장리안웨이가 합계 10언더파 2백74타로 역전 우승, 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러피언 투어 챔피언에 올랐다.

장리안웨이는 경기 후 "위대한 골퍼 엘스와 함께 경기를 한 것만도 영광"이라며 "18번홀이 끝나기 직전까지도 내가 우승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엘스는 3라운드까지 장리안웨이에게 2타차로 앞서 우승이 유력했지만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버디 3개.보기 4개)로 무너지는 바람에 1타차로 2위(합계 9언더파)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네드뱅크 챌린지에 이어 올 들어 열린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2개 대회에서 우승한 기세를 몰아 4연승을 노리던 엘스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한국의 강욱순(37)은 합계 이븐파 2백88타로 공동 25위, 정준(32)과 뉴질랜드 동포 에디 리는 합계 1오버파로 공동 32위에 그쳤다.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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