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미소, 나에게만 보내세요 '김재원'

중앙일보

입력

"안녕하세요?" 하면 누구나 놀란다. 그리고 내 얼굴을 다시 한 번 빤히 쳐다본다. 저 입에서 저 목소리가 나왔을까. 굵고 낮은 목소리 때문에 처음 만난 사람들이 더 경계한다. 괜히 분위기 잡는 사람 아닐까. 하지만 몇 시간 얘기하고 서로 마음 맞으면 난 이야기꾼이
된다.

워낙에 낙천적인 성격, 속이 다 보이는 털털한 웃음 그리고 농담. 친구들도 많다. 오늘도 인터뷰 끝나면 군대 가는 친구 위로주 사주러 달려갈 거다. 친구들 챙기고 먹을 거 사주고 술 마시며 속내 얘기하고… 아직은 그런 게 너무 좋다.

작년엔 그랬다. 제2의 배용준이다, 김호진과 닮았다, 장혁 친구다.

하지만 연말이 지나고 2002년. 내 이름을 불러주는 고마운 팬들은 '가장 주목받는 신인 연기자’ '2002년 기대주'로 아낌없이 날 꼽아줬다. 아직은 부끄러울 뿐이지만 스스로도 올해는 기대가 된다. 새해가 되자마자 박지윤과 카탈로그 찍었고, 올 여름 즈음엔 김남주 대선배와 연상연하 커플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장담할 수 있는 건 변함없는 내 미소, 내 눈빛.

Dream …
어쩔 수 없나 보다. 이름만 들어도 싱그런 열일곱 살, 그땐 그랬다. 의사도 되고 싶고, 경찰도 되고 싶고, 이리저리 혼자 여행 다니며 풍경 사진도 찍고 싶고. 그렇게 스무 살이 된 어느 날, 난 연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낯설다. 정말 잘하고 싶은데, 숨쉬고 있음을 전혀 느끼지 못하듯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데, 아직은 어렵다. 뭐가 문제일까?

Acting …
아직도 녹화된 내 연기는 두 눈 뜨고 똑바로 볼 수가 없다. 전혀 딴사람인 것 같아서. 거친 호흡처럼 아직은 힘겨운 연기가 가슴 아파서. 그래도 지고 싶지 않다는 욕심. 하루 빨리 진짜 한우리가 되기 위해 지금은 하루 두 시간만 잔다. 그리고 내 자신이 만족하는 연기를 하게 되는 날, 비로소 마음 편하게 숙면하고 싶다.

What Is Love …
혼란스럽다. 사랑을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사랑을 알기엔 아직 너무 어린 것 같기도 하고. 분명 입을 떼기엔 가슴 아픈 사랑은 있다. 드라마에서 많은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걸 보니 복이 많긴 한 것 같은데. 사실 알고 보면 여자하고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부끄럼쟁이다. 그런 나를 가장 많이 놀리는 건 여자 중학교의 선생님이신 아버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