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방' 울리는 인터넷 청약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청약을 실시하는 건설업체들이 늘어나자 떴다방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떴다방들이 과거처럼 로열층을 대거 매입할 수도 없게 된데다 청약이 모델하우스에서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이뤄져 청약자를 일일이 파악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오피스텔 '신촌 포스빌' 분양에서 인터넷 청약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했던 포스코개발은 새로운 청약방식이 떴다방 개입소지를 없애는 데 성공적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당시 소형 오피스텔이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던 수익형 부동산임에도 불구, 모델하우스에 떴다방의 상징인 간이천막이 설치된 곳은 한곳도 없었고 이에따라 인기모델하우스에서 볼 수 있는 '장(場)'도 형성되지 못했다는게 포스코개발의 설명이다.

또 계약후 분양권 전매도 다른 오피스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28%만이 이뤄졌으며 그나마도 가족단위 신청자 가운데 당첨자가 다른 가족 명의 등기로 이전하는경우가 전체의 30%에 달할 만큼 전매 차단효과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11월말 오피스텔 '광화문시대'에 인터넷 청약을 도입했던 벽산건설도 이방식 때문에 분양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떴다방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만큼은 의미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선착순 분양을 실시했더라면 떴다방이 가세하면서 단시간에전평형 분양을 마쳤겠지만 인터넷 청약으로 당첨자들이 떴다방의 투기 조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일부 비로열층 계약을 포기, 아직도 미분양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인터넷 청약을 실시하는 지역의 경우 떴다방이 성행하지 못함으로써 다른 지역에 비해 분양권 전매도 뜸한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삼성물산 주택부문이 인터넷 청약방식으로 방배동에 분양한 '래미안'은떴다방이 출현하지 않아 당첨자 발표후에도 전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이례적인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지역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아파트는 강남권에 대형평형이라는 객관적 조건에 비해 전매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면서 "떴다방이 개입하지 않아 초기 가격거품도 없었고 적정한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구종합건설도 내달 4일부터 방배동 '블레스빌' 19가구를 인터넷 청약방식으로 분양키로 결정, 추이가 주목된다.

이 사업의 청약대행을 맡은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과거 같았으면 비공개임의분양이나 선착순 분양을 실시하겠지만 떴다방의 개입 소지를 없애고 분양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 청약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