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컵] 패스 부정확. 골 결정력 부족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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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어렵게 이긴 승리의 단맛이었지만 그 속에 숨은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28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북중미 골드컵 축구대회 8강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한국은 승부차기까지 힘든 경기 끝에 이운재(상무)의 선방에 힘입어 승리했지만 전후반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 123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16강 진출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전반
한국팀의 약점을 정확히 간파하고 경기에 임한 멕시코는 한국을 거세게 압박했다. 멕시코는 한국 선수들이 볼을 잡으면 2~3명이 에워싸는 전술로 한국의 고질병인 ‘패스미스’를 유도했다. 상대의 전술에 휘말린 한국은 예상대로(?) 패스 미스가 속출했고 미드필더진을 생략하고 ‘뻥’ 축구로 대신했다.

볼 점유율 면에서도 65:35였을 만큼 한국이 전반 멕시코의 공세에 시달렸는지를 보여준다.

송종국(부산)이 이끄는 수비진은 안정된 모습으로 신뢰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지만 간혹 최진철(전북)의 불필요한 파울이 옥의 티였다.

◇후반
전반은 한국이 패스가 부정확하고 미드필더진이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면 후반전은 골게터들의 잦은 범실이 선수들을 더욱 힘 빠지게 만들었다. 더구나 날씨가 악천후라 선수들이 느끼는 체력 소모는 더욱 심했을 것이다.

상대 문전 앞까지 어렵게 도달했지만 결정지을 만한 파괴력은 없었다. 히딩크 감독의 말대로 ‘킬러(Killer)’가 절실히 필요했다. 김도훈(전북)은 여러 차례 측면 센터링을 무산시켰고 후반 10분 결정적 득점찬스에서 ‘홈런볼’을 날려 부진한 모습을 드러냈다.

차두리(고려대)는 해보겠다는 의욕은 높았으나 상대보다 한 템포 빠른 몸놀림을 보여주지 못했고 선수를 끌고 다니는 공간 움직임이 부족했다. 김도훈과 교체로 들어간 이동국(포항)은 활발한 몸놀림을 보여주긴 했지만 후반 35분 수비수 한명을 제치고 골키퍼 공을 골키퍼 키까지 넘기는 여유를 부리고도 골을 넣지 못했다.

또 박지성은 볼을 너무 오래 지니다 순간적으로 상대에 뺏겨 역습을 자주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을용(부천)과 이영표(안양)등 미드필더진이 날린 중거리슈팅은 골키퍼와 거리가 멀었다.

이밖에 한국은 문전 좌우측에서의 불필요한 파울로 경기를 더욱 어렵게 했다. 상대가 측면에서 볼을 잡으면 패스를 못하게 하거나 돌아서지 못하게만 하는 게 수비의 1차적 자세지만 불필요하게 손을 사용, 결과적으로 프리킥을 막으려 전원이 수비에 들어가 속공의 찬스를 원천적으로 무산됨으로써 공격이 더뎌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Joins 이병구 기자 <Lpga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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