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컵] 최태욱.이동국 `기다려라 멕시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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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욱(안양)과 이동국(포항)이 멕시코를 상대로 재기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아킬레스건과 발목을 다쳐 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 엔트리 18명에서도 제외됐던 최태욱과 이동국이 황선홍(가시와), 최용수(이치하라)의 소속팀 복귀후 조정된 한국축구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돼 오는 28일 오전5시(이하 한국시간) 멕시코와의 8강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 두 젊은 공격수는 미국전 패배와 쿠바전 0-0 무승부로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져 절박한 상황에 놓인 대표팀을 앞장서 이끌며 `멕시코 격파'의 특명을 받을 전망이다.

중책을 맡게된 이들은 25일 오후 전날 쿠바전에서 풀타임 출장했던 선수들이 족구로 가볍게 몸을 푸는 동안 미니게임을 하면서 그간 부족했던 훈련량을 만회하려는듯 눈에 불을 켠 채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지훈련 초반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이라는 복병을 만났던 최태욱은 히딩크 감독이 그를 쿠바전에 투입하기 위해 대회주최측에 엔트리변경요청을 시도하려 했을만큼 절실한 존재다.

멕시코전에서 3-4-3 전형의 오른쪽 날개공격수 또는 3-5-2 전형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격이 예상되는 최태욱은 이번 대회 들어 이천수와 이을용 등의 부진으로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한국의 측면공격력을 살릴 기대주다.

최태욱의 빠른 돌파에 이은 센터링과 지난해 11월 상암구장 개장경기에서 보여줬던 날카로운 슈팅은 대표팀 공격라인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태욱은 "아직 완전히 나은 것은 아니지만 팀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며 "두드러지게 나타난 골결정력 부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연습때마다 집중력을 가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대회기간 조별리그 이후를 대비해 서서히 훈련의 강도를 높여온 `라이언 킹' 이동국의 각오도 남다르다.

"히딩크 감독 부임이후 단 한번도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며 아쉬워 하는 이동국은 최용수, 황선홍 등 선배들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특유의 `한방'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국내 스트라이커 중 순간적인 슈팅의 강도와 기술면에서는 최고를 자부하는 이동국은 특히 2000년 2월18일 이 대회 코스타리카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었던 인연이 있어 예감이 무척 좋다고 말한다.

이동국은 "그동안 감독이 요구하는 수비가담능력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더불어 공격력 마저 떨어져 애를 먹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욱과 이동국이 대표팀의 새해 첫 승리를 안기며 암초에 걸린 히딩크호의 항로를 시원하게 열어 보일 수 있을 지에 기대가 모아진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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