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사면초가에 빠진 타이슨

중앙일보

입력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35.미국)의 타이틀 탈환꿈이 깨질 위기를 맞았다.

자칫하면 오는 4월7일(이하 한국시간) 세계복싱평의회(WBC) 및 국제복싱연맹(IBF) 헤비급 통합챔피언 레녹스 루이스(영국)와의 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된 것.

타이슨은 지난 23일 루이스와의 타이틀매치 일정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 소란을 일으킨데 이어 성폭행 혐의로 기소될 처지가 됐다.

지난해 9월 익명의 여성으로부터 신고를 받고 타이슨의 성폭행 사건을 조사중이던 라스베이거스 경찰이 24일 검찰에 타이슨의 기소를 요청했다.

기소 성사 여부를 떠나 이번 타이틀매치가 열리는 네바다주의 선수위원회로부터 선수 자격을 회복해야 하는 타이슨으로서는 치명타를 맞은 셈이다.

타이슨은 지난 97년 에반더 홀리필드와의 경기중 상대 귀를 물어뜯어 당시 경기가 열렸던 네바다주선수위원회로부터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다.

결국 타이슨으로서는 기자회견장 소란으로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있는 가운데 성폭행 혐의까지 주목받게 돼 오는 30일 자신의 선수 자격 회복 여부가 결정되는 청문회에서 유리한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네바다주선수위원회도 "타이슨에게 제한적으로 선수자격을 부여할 생각이었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로복싱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도덕적 대의명분보다는 상업적 이유로 루이스와 타이슨의 타이틀매치가 예정대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도 있다.

9.11 테러사태 이후 이번 타이틀매치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의 관광객이 급감한만큼 거액의 경제적 이득이 보장된 빅매치가 쉽게 무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이번 타이틀매치가 타이슨과 루이스 뿐만 아니라 TV 방송사 등 많은 사람들이 관계돼 있어 경기 취소가 쉽지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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