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통화 평가절하로 세계회복 장애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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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엔화약세로 인해 아시아국가들이 자국통화를 경쟁적으로 평가절하할 경우 세계경제 회복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포캐스트는 최근 엔화약세에 따라 현재 페그제를 고수하고 있는 국가들 가운데 1개 이상이 정책을 수정할 경우 아시아지역에서 통화 평가절하가 연쇄적으로 이어져 미국과 유럽의 수출에 차질을 초래, 세계경제 회복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22일 밝혔다.

포캐스트는 이날 발간한 `2002 아시아 충격리스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만약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올해 상반기 미국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제로 미국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경우 페그제 국가들은 엔화가 달러당 150엔까지 떨어지더라도 페그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포캐스트는 덧붙였다. 현재 아시아에서 페그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홍콩, 중국, 말레이시아 등 3개국이다.

포캐스트는 "미국경제가 무기력한 회복양상을 보이고 엔화가 달러당 140-150엔선에 형성될 경우 홍콩 등은 페그제를 고수할 것으로 보이며 아시아국가들의 통화는 대(對)엔화 가치를 다시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의 아시아경제연구소(IDE)도 중국의 위앤화, 홍콩의 홍콩 달러화, 말레이시아의 링깃화가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페그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IDE는 한국,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아시아의 4개 신흥산업국이 올해 평균 3.1%의 경제성장률을 나타내며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5개국의 평균경제성장률은 3.5% 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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