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포드 美국무부 차관보 비공개 訪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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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의 칼 포드 차관보가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와 주변의 핵심 관계자들을 잇따라 면담해 관심을 끌고 있다.

칼 포드 차관보는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데다 국무부에서 정보.조사(Intelligence & Research)를 담당하고 있다.

盧당선자의 한 핵심 측근은 23일 "포드 차관보가 최근 민주당의 김원기(金元基)고문과 정대철(鄭大哲)최고위원.유재건(柳在乾)의원 등과 만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金고문은 "포드 차관보가 2~3일 전께 만나자고 연락해 와 만난 일이 있다"며 "주로 盧당선자의 대 미국관 등을 화제로 대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포드 차관보는 방한 기간 중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 등 한나라당 일부 인사들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8일 방한해 4박5일간 한국에 머문 뒤 22일 오전 출국했다.

그의 방한에 대해 미 대사관측은 이날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서 "정기적인 컨설팅 업무 관계로 방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비공식 방문이어서 미국측으로부터 통보받지 못했다"고 했다.

포드 차관보를 만난 한 인사는 "盧당선자가 추구하는 대미정책에 대해 미국측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정보 관계를 다루는 포드 차관보의 비밀 방한도 그런 차원"이라고 말했다.

포드 차관보는 미국이 한국 대선 기간 중 1백여명을 파견해 선거 동향 등을 분석했으며 선거 1주일 전까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가 당선할 것으로 예상했다가 선거일에 임박해서야 盧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주목했다고 우리측 인사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승희 기자pmas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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