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소식만 전해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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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신문이나 TV를 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강력사건에 깜짝 깜짝 놀라곤 한다. 나쁜 뉴스를 접할 때는 살 맛이 안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삭막해져가는 세상에 행복한 소식만을 전하는 인터넷 신문 해피인(www.happyin.com)을 개설한 30대 회사원이 있다. 지난해 12월 1일 이 사이트 문을 연 심규홍(沈揆弘.35)씨가 주인공. 해피인의 회원은 벌써 7만명을 돌파했으며 하루 접속 건수도 2천여건이나 된다.

해피인에는 좋지 않은 뉴스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소식으로 가득하다.

서울 고려대 앞에서 1천원짜리 햄버거를 팔며 불우이웃을 돕는 영철아저씨, 15년째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병을 앓으면서도 인터넷방송으로 용기를 주는 김희정씨, 부부택시운전사 얘기 등이 최근 이 사이트의 주요 메뉴다.

沈씨는 또 이 사이트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사이트 배너광고 매출의 40%를 광고주 이름으로 불우이웃이나 광고주가 원하는 사회기관에 기부하는 것이다.

기업관련 뉴스를 전달하는 인터넷 신문에 근무했던 沈씨가 해피인을 만들 게 된 것은 올해 여섯살이 된 아들의 '한마디'가 계기가 됐다.

지난해 어느날 아들이 '아빠, 강간이 뭐야'라고 묻자 충격받은 그는 '언론에서 강력사건 등을 주로 다룰 때 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다.

그는 결국 "세상에 행복 바이러스를 뿌려보고 싶다"며 전세금 3천5백여만원을 털어 해피인을 개설했다. 해피인은 '행복한 사람(人)''해피인터넷'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회원이면 누구나 뉴스를 올릴 수 있다. 글솜씨에 자신있는 회원은 명예기자로 등록할 수 있다. 현재 대학생.일반인 등으로 구성된 20여명의 기자들이 매일 1~2건씩 뉴스와 소식을 올린다.

고교를 졸업한뒤 컴퓨터를 배워 IT관련 업계에서 줄곧 근무해온 그는 하루에 2~3시간씩 자며 행복한 뉴스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沈대표는 "불행이란 단어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행복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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