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정몽준… 축구인 "회장 사퇴" 요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국민통합21'의 정몽준(鄭夢準.얼굴)대표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노무현(盧武鉉)당선자측과 한나라당.검찰 등이 그에게 적대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나라당 조해진 부대변인은 23일 "검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측은 현대전자 주식매입 내역을 분기마다 현대중공업 고문인 鄭대표에게 사후보고했다"는 논평을 냈다.

曺부대변인은 "이로써 현대중공업의 오너인 鄭대표가 현대전자 주가조작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며 "검찰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인 문제로 유야무야 덮으려 하지 말고 鄭대표의 주가조작 여부를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때 鄭대표가 노무현 당선자와 후보단일화를 했기 때문에 이회창 전 후보가 패배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민주당도 선거 전날 鄭대표가 '노무현 지지 철회'를 선언했으므로 鄭대표에 대해 어떤 정치적 빚도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검찰이 22일 鄭대표에게 소환통보를 했다고 밝히자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 진의가 뭐냐는 의구심이 통합21측을 짓누르고 있다.

鄭대표 본인은 오는 28일께 검찰 소환에 응한 뒤 설날(2월 1일) 직후 미국 스탠퍼드대의 방문교수 자격으로 출국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鄭대표는 최근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축구협회에서 국가 청소년대표팀 감독이었던 박이천씨로부터 회장 사퇴 요구를 받고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鄭대표는 축구협회장.국제축구연맹(FIFA)부회장의 지위를 포기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鄭대표측은 "현대주가 조작 문제는 검찰 스스로 의혹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정치적인 사정수사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전영기 기자chuny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