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주저 앉을수 없다" 우지원 오기의 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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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삼성 썬더스의 우지원(29.사진)은 요즘 농구를 새로 시작하는 듯한 자세다. 달라진 모습에 팬들마저 놀랄 정도다. 지난 9일 잠실에서 SK 빅스의 조니 맥도웰과 루스볼 다툼을 벌일 때는 전에 볼 수 없었던 독기마저 느껴졌다.

우선수의 분전은 썬더스 김동광 감독을 기쁘게 한다. 문경은을 빅스로 보내고 영입한 우선수가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맹활약해주는 덕분에 "밑지는 트레이드였다"는 구설수에서 놓여났기 때문이다. 다만 팀이 3연패를 당한 점이 아쉽다.

썬더스는 아티머스 맥클래리·무스타파 호프의 부상과 주희정·이규섭의 슬럼프로 3라운드 이후 고전하고 있다.

맥클래리·호프·우지원이 기본 점수를 올리고 이규섭·주희정·김희선 등의 득점은 '이기는 점수'로 연결하는 스코어 운영 구조가 무너졌다.

그 결과 뒤진 점수를 만회하는 데 우지원의 득점을 소모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빅스전에서도 우지원이 3쿼터에 기록한 13득점이 전반 12점차의 열세를 만회하는 데 쓰였다. 흠잡을 데 없이 활약하고도 우선수는 고개를 숙인 채 구단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분명히 우선수는 제2의 성장기를 맞았다.

경복고 시절 무명에 가까웠다가 연세대 입학 후 무섭게 성장했던 우선수의 농구가 이제야 완숙의 경지에 들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빅스의 유재학 감독이 가장 예민하게 느낀다.

유감독은 "어정쩡한 플레이로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던 우선수가 썬더스에서 정통 포워드로 다시 태어났다"고 칭찬한다. 기록으로 플레이 내용을 살펴보면 유감독의 찬사를 이해할 수 있다.

우선수는 지난 5일 삼보 엑써스전 14득점, 6일 SK 나이츠전 24득점, 빅스전 31득점을 기록했다. 놀랍게도 3점슛은 매경기 1개뿐이었고, 골밑슛과 속공으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대략 세 가지다. 첫째는 문경은보다 잘해야 한다는 절박감, 둘째는 조직력을 앞세우는 썬더스의 팀 컬러, 셋째는 김감독의 지도.

특히 경기 운영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 지도에 적극적인 김감독의 '프로답지 않은' 스타일이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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