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지역방어 부활로 재편된 판도

중앙일보

입력

올시즌 부활한 지역방어가 미국프로농구(NBA)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느새 중반으로 접어든 2001-2002시즌 NBA에서 지역방어의 영향을 한 눈에도 알아볼 수 있는 곳은 마이클 조던이 이끄는 워싱턴 위저즈가 속해 있는 동부컨퍼런스 대서양지구. 대서양지구에서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비롯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팀이 모두 몰락하고 뉴저지 네츠 등 만년 하위팀들이 순위표 상단을 점령하고 있다.

지난 시즌 지구 6위(26승56패)였던 뉴저지가 일약 컨퍼런스 선두(21승11패)로 뛰어오른 원동력은 피닉스 선스에서 데려온 가드 제이슨 키드 덕분. 평균 10.1개의 어시스트로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는 키드는 뛰어난 센스로 공수를 조율함으로써 팀을 슈퍼 스타는 없지만 조직력이 탁월한 지역 방어 시대의 신강자로 바꿔놓았다.

지난 시즌 지구 5위 보스턴 셀틱스는 지역 방어 체제에서 3점슛 1,2위인 앤트완워커, 폴 피어스를 앞세운 막강한 화력으로 단숨에 2위로 뛰어 올랐다.

지난 시즌 NBA 전체 꼴찌에서 3번째였던 워싱턴도 '조던 효과'로 공수에서 한결 짜임새를 갖추며 현재 지구 3위(17승14패)에 올라있어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시권에 놓고 있다.

반면 '득점 기계' 앨런 아이버슨의 개인기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필라델피아와 대인 방어의 귀재 팻 라일리 감독이 이끄는 마이애미 히트는 급격한 추락을 면치 못했다.

다른 팀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역 방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희비가 엇갈린 팀이 서부컨퍼런스 중서부지구에 속해 있는 미네소타팀 버울브스와 유타 재즈. 지난 시즌 지구 2위를 기록했던 유타는 존 스탁턴과 칼 말론의 픽앤 롤 플레이가 지역방어로 위력을 잃으면서 승률 5할에 간신히 턱걸이(17승16패)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 4위 미네소타는 케빈 가넷, 터렐 브랜든 등 정확한 중거리슛을 가진 슈터들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지구 2위(23승9패)로 도약했다.

또한 레지 밀러의 인디애나 페이서스, 스티브 내시의 댈러스 매버릭스도 외곽슈터 덕을 톡톡히 보며 지난 시즌보다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는 팀들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